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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 [DH] 월간 디자인 Design




발행사 :   디자인하우스
정간물 유형 :   잡지
발행국/언어 :   한국 / 한글
주제 :   미술/디자인,
발행횟수 :   월간 (연12회)
발행일 :   전월 26일에 발행되고 27일에 발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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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간물명

  [DH] 월간 디자인 Design

발행사

  디자인하우스

발행횟수 (연)

  월간 (연12회)

발행국 / 언어

  한국/한글

판형 / 쪽수

  275*228mm  /   쪽

독자층

  고등학생 , 일반(성인), 전문직,

발간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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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분류

  미술/디자인,

주제

  미술/디자인,

관련교과 (초/중/고)

  미술, [전문]디자인/건축,

전공

  미술학, 디자인학,

키워드

  미술, 디자인, 디자인잡지, 미술잡지, 디자이너 




    





정간물명

  [DH] 월간 디자인 Design

발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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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서울 아키비스트   2023년 10월

도시 기록자들에겐 딜레마가 있다. 정보의 망망대해 속에서 왜 지금 필요한 자료는 늘 없을까. 그런데 왜 정보량이 적을수록 그것의 수집을 열망할까. 찾고자 하는 게 없으면 답답하면서도 막상 손쉽게 주어진 기록물에 만족하지 못하는 양가적 마음. 기록자들이 이 딜레마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것은 끊임없이 부수고 새로 짓는 도시화 과정에서 많은 사료가 파편처럼 남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근대건축 연구자는 이 흩어진 조각의 빈칸을 채우는 사람이 아닐까? 여기 소개하는 6명의 아키비스트는 사라졌거나 곧 사라질 건물의 자취를 추적하며 도시의 공백을 메우는 사람들이다. 도시를 관찰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을 찾는다면 이들의 행보에 주목해보자. 아키비스트의 관점을 바탕으로 한 도시 산책은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중첩된 면면을 들여다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사라진 근대건축>. 표지 배경 사진은 1980년 경복궁 일원. 작은 사진들은 일제강점기 사진 엽서 속 경성의 모습.



 

<사라진 근대건축>에 실린 왼쪽 페이지의 조선은행(1912)과 조선상업은행(1923~1960년대).



 

펜화 스케치로 그린 ‘경성의 근대미’ 엽서.



그래픽 디자이너의 근대건축 탐사

왜 서울에서는 100년 된 건축물을 보기 힘들까? 박고은의 저서 〈사라진 근대건축〉은 이 궁금증에서 시작한 리서치의 결과물이다. 우연히 본 고전 영화 〈서울의 휴일〉(1956)이 호기심에 불을 지폈다. 옛 서울시청사를 배경으로 근사한 식물들이 어우러진 야외 테라스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호텔이라든지, 서촌 인왕산에 오르면 보이는 집인데 천장에 금붕어가 노니는 호화로운 뾰족 지붕 저택이라든지, 어쩌면 어딘가 존재할, 혹은 존재하면 좋았을 법한 또 다른 서울의 모습이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만약 지금까지 이런 풍경이 남아 있었다면 서울은 좀 더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품은 도시가 되지 않았을까.



 

​영화 〈서울의 휴일〉에 등장하는 서울시청.



 

1995년, 구 조선 총독부 건물 철거를 공식 선포한 ‘광복 50주년 삼일절 기념문화축제’의 한 장면.



 

김현옥 서울시장 재임기의 서울시 홍보 간판(1969).



<사라진 근대건축>에 담긴 건축물은 대부분 철거되거나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형됐다. 저자가 건축을 전공했다면 관련 자료를 모으는 과정이 수월했을지도 모르나 결과적으로 그래픽 디자이너이기에 가능할 법한 접근 방식을 보여주었다. 그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제공하는, 서울을 배경으로 촬영한 1930~1980년대 영화를 섭렵했다. 인물 뒤 배경에서 보이는 낯선 건물과 위치를 좌표 삼아 건물 이름과 준공 시기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수집을 시작했다.


그리고 아카이브 이후의 효과적인 전달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사라진 근대건축〉 출간과 함께 책 내용을 인터랙티브 지도로 구축한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같은 소스를 활용해 인쇄물과 디지털 매체 각각의 전달 방식을 실험한 것이다. 박고은에게 아카이브란 단순한 정보의 다발이 아니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선명하게 만드는 과정이자 수집한 데이터 간의 연결 고리로 새로운 맥락을 제시하는 것이다.



 

경성역(1925)으로 명칭이 바뀌며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을 절충한 설계로 신축했다.



 

<사라진 근대건축> 아카이브 웹사이트.



“대상을 선명하게 담은 사진이 아닌, 뒷배경에 걸친 흐릿한 모습이더라도 그것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기록한 것은 디자이너이기에 가능한 시도가 아니었을까?”


박고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도시 연구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고, 네덜란드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에서 인포메이션 디자인을 공부했다. 현재 디자인 스튜디오 머큐리얼Mercurial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타이포그래피와 웹 디자인을 가르친다. 또한 〈사라진 근대건축〉 출간 이후 관련 주제로 전시 작업을 이어나가며 데이터의 시각화에 기반을 둔 디자인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goooeun.com



 

익산 익옥수리조합(1930)



 

조선은행 본점(1912)



모더니즘 건물 평전

근대건축 연구자 박건은 인간의 일생을 되짚으며 평전을 엮듯이 건물의 탄생부터 소멸 혹은 잔존한 모습을 아카이빙한다. 개항과 동시에 한반도에 서구 건축양식이 유입되었기에 1876년 강화도조약부터 1945년 광복까지를 근대로 상정하고 그 시기를 기준으로 건물의 발자취를 기록한다. 이 기준을 벗어난 사례는 조선식산은행 여수지점(1949)과 아카데미극장(1963)뿐이다. 조선식산은행 여수지점은 1930년대에 지었다고 잘못 알려진 것을 바로잡기 위해 글을 썼고, 아카데미극장은 보존에 힘을 보태기 위한 예외적 경우였다. 그는 일종의 ‘건물 평전’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촘촘하게 조사하고 글을 쓴다. 건축적 특징은 물론 탄생 과정, 용도 및 소유주의 변화, 현재 모습과 개인적인 감상까지 기록한다.



 

경상남도지사 관사(1925)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1932)



또 이미 시간이 흘러 독자가 직접 볼 수 없는 풍경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현재뿐 아니라 과거의 모습과 내부 디테일까지 빠짐없이 정리한다. 그가 파고든 건물은 대부분 해방, 미 군정,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변형되었고 소유주 또한 바뀌었다. 혼란한 시대였기에 기록이 없는 경우가 많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그 시기를 짧게 언급하고 넘어갈 뿐이다. 평소 도심을 걸을 땐 사라진 건물을 상상한다. 철거된 건물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타일이나 창호, 건물 이름이 새겨진 동판을 수습해 오기도 한다. 건물이 사라질 때마다 생기는 도시·역사적인 여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중구, 종로구 인근에 갈 때면 늘 서울역에서 내려 나름의 루트로 서울시청까지 걸어간 뒤 목적지로 향하는 것이 일종의 의식이다.


특히 숭례문부터 한국은행 광장에 이르는 북창동 거리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상점이 밀집한 곳으로, 숨겨진 근대건축물이 두루 포진해 있다. 1920~1930년대 한국 모더니즘 건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그의 아카이브를 살펴보자. 서구의 양식을 기반으로 일본식 요소를 가미한 당대의 건물은 그 자체로 실험적이고 아름답지만 일제의 잔재라는 오명 아래 미움받는 것이 안타까워 더욱 자주 소개하기 때문이다.



 

경성부청(1926)



“더 많은 사람이 근대건축물의 가치를 이해한다면 개발과 보존에 대한 올바른 시민 의식이 정착하지 않을까? 흩어진 역사적 사실 중 의미 있는 것을 묶어서 널리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기록가의 역할이자 보람이다.”


박건

현존하는 건축물, 사라진 건축물, 북한의 건축물 등 근대건축을 주제로 다양한 관점에서 한반도 근대건축을 아카이빙한다. 동국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했고, 충정아파트 보존 단체 ‘충정아파트 패밀리’에서 활동한다. 현존하는 북한 근대건축물을 소개하는 단행본을 준비하고 있다. @aap_modern



 

1970년대 지하철 종로선 공사 사진 속 종로 변 건물.



 

1988년 준공을 앞둔 올림픽선수촌기자촌아파트.



근현대 서울의 서사를 읽는 법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관심을 갖고 면밀히 들여다보면 도시 변화의 흥미로운 지점, 독특한 모양의 길이나 건물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도시 데이터 연구자 박선양은 그 흔적을 좇으며 여러 문헌을 펼쳐보다가 지도 읽기의 매력에 빠졌다.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 아니라면 정보가 없는 경우가 절대다수인데 지도가 이때 큰 힘을 발휘한다. 필지가 어떻게 나뉘고 합쳐졌는지, 길이 언제 어디에서부터 생겼는지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근거가 된다.


물론 지도를 찾는 것도 힘들다. 오래된 사진을 보고 건물 이름을 검색했을 때 자료가 나올 확률은 희박하다. 가로명을 검색하거나 지역구나 동네, 마을에서 시작해 골목으로 시야를 좁혀나가야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생긴다.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방문하거나 거주한 동네라면 그 인물이 검색어가 되기도 한다. 내 지도를 해외에서 소장하고 있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다양한 앵글로 삽질을 해야 한다.



 

1970년 남대문로 빌딩.



 

1986년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무렵의 여의도.



그에게 아카이브는 개인의 호기심을 확장하는 과정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길목에서 공공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절감하기도 한다. 지도를 볼 때 중요한 것은 같은 주소지의 지도를 시기별로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흔히 지도는 ‘보는’ 게 아니라 ‘읽는’다고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지도’를 읽는 것이 아니라 지도에 축적된 ‘정보’를 읽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박선양은 도시를 읽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단일 건물을 아카이브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생멸을 따라서 도시를 연구하고 기록하며 나아가 지도를 만들기 때문이다.



 

1936년 대경성부대관. 항공사진을 바탕으로 그린 지도.



“사람들에게 지도를 보여주면 대다수는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기호를 읽기 시작한다. 나는 그것을 살피는 일이 좋다. 살던 집, 다니던 학교나 직장 등 익히 알고 있는 풍경의 맥락을 읽을 때 지도의 서사가 시작된다.”


박선양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 건축과 공간 분야의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캡슐’의 연구원. 걷고 달리고 버스를 타며 자신만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UN 아카이브,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 록펠러 아카이브 센터 등 해외 아카이브 탐방 여행을 다닌다. 지도를 바탕으로 도시를 해석한 단행본을 준비하고 있다. @cityscape_360




 


 

<도시, 서울(A Journey to Modern Seoul)> 표지 및 내지 이미지.



 

<서울의 정말 오래된 빌딩들> 표지.



 

<서울의 사라진 건축들> 표지.



도시계획이 땅에 남긴 흔적

서울에 존재하는 건축물은 약 70만 채, 서울 시민의 수는 1000만 명에 이른다. 이 많은 건물과 사람에 깃든 추억을 정량화하면 어떤 수치가 집계될까? 그 기억에 얽힌 사람들이 저마다 아카이브를 쌓는다면 어떨까? 〈서울의 현대를 찾아서〉의 저자 김영준은 자신만의 아카이브를 쌓는 과정은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며 도시의 얼굴이 변하는 것을 목도했고, 그 변화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졌다.



 

삼풍백화점 로고가 새겨진 쓰레기통은 2018~2019년에 모두 철거되었다.



 

1984년 개통한 동작대교는 준공 당시부터 북단 연결 도로를 고려해 선시공이 이뤄졌으나 용산 주한 미군 기지와 용산공원 개발 계획으로 인해 연결 도로가 개설되지 못하고 지금처럼 비정상적으로 끊긴 형태가 되었다.



 

2020년 6월 9일, 서울 중구 북창동의 스카이라인.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지은 빌딩들이 겹겹이 시간의 레이어를 이룬다.



 

2019년 6월, 숭례문과 롯데손해보험빌딩의 기묘한 동거.



그래서 김영준은 ‘#서울의현대를찾아서’라는 짤막한 해시태그로 도시계획이 땅에 남긴 흔적을 기록한다. 그에게 기록은 단순히 도시의 변화를 추적하는 일이 아니다. 그 단면을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을 뾰족하게 표현하는 행위다. 가령 최근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야만적인 행위에 대한 항의일 때도 있다. 건축물 설계, 법령 해석,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만큼 그에겐 기록 활동이 더욱 귀하고 값지다. 제1 세계 선진 대도시들이 한 세기 이상 겪은 변화를 불과 70~80년 사이에 흡수한 곳이 바로 서울이기에 도시계획사를 공부하는 김영준은 이 도시의 ‘모던’을 살피는 일이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2014년 2월, 아현고가도로의 마지막 걷기 행사.



 

대치역 한보그룹 벤치. 1993년 10월 말 대치역이 개통했을 때 바로 인근의 은마아파트를 지은 한보그룹이 기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는 서울의 모던을 어떤 공간과 장소에 대해 다양한 권력과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사건의 밀도가 급속히 높아진 시기라고 정의한다. 준공 이후 반세기도 채 지나지 않아 근대화의 상징에서 도심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시장이 바뀔 때마다 운명이 뒤바뀌는 세운상가가 대표적이다.”


김영준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도쿄 대학교 공학계연구과 도시공학 전공 박사 과정에 있다. 오래된 빌딩, 맨홀 덮개, 토목 구조물 등을 탐사하고 기록하며 더 많은 사람과 도시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도시 기록과 답사에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 비영리단체 ‘8991SCALE’을 설립해 〈서울맨홀〉전을 기획했다. 독립 출판 사진집 〈아현고가도로의 마지막 날〉 〈서울의 사라진 건축들〉을 펴냈고, 포엣츠 앤 펑크스의 기획으로 〈서울의 현대를 찾아서〉를 출간했다. 언젠가 〈도쿄의 현대를 찾아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journey.to.modern.seoul



 

서울고속버스터미널(1980)



 

BYC 공장(1967 추정)




 

계동 현대사옥(1983)



서울 수집, 나와 도시의 관계

이경민은 서울과 도시라는 두 키워드를 바탕으로 관찰, 탐구, 수집을 하고 이야기를 전하는 프로젝트 활동 ‘서울 수집’의 디렉터다. 글을 쓰되, 도시와 서울과 관련된 모든 것을 모은다는 의미에서 ‘수집’이라고 그 활동을 표현한다. 그의 아카이브가 흥미로운 가장 큰 이유는 특정 대상과 시점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된 관심사는 도시 재생과 재개발, 재건축, 젠트리피케이션인데 이 밖의 다양한 것을 수집한다. 여기서 ‘것’이 지칭하는 대상은 건축물뿐만이 아니다. 사람, 이야기, 현상, 길, 동물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불충분한 자료의 빈 영역을 메우기도 한다. 때로는 공공 기록물에서는 알 수 없는 사사로운 이야기가 근거나 시작점이 되어 정보를 획득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나 현재에 천착하기보단 무엇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어 이어지는지를 파고들기에 그의 기록은 미래를 가늠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현재를 이해하고 정면으로 마주하고자 한다면 과거로부터 연속성을 가져와야 한다”라는 것이 이경민의 지론. 그에게 수집과 기록은 마침표를 찍고 끝나는 것이 아닌, 관계를 찾아나가는 여정이다.



 

중림동 약현성당(1892)



 

힐튼호텔(1983)



 

김포공항(1988)



“시간성과 역사성이 깃든 건물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그 답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것에서 찾았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리는 그 변화에 영향을 받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경민

도시 연구자이자 서울 수집 디렉터. 지나치기 쉬운 것, 감춰진 이면에 집중하며 이상보다는 현실을 전달하고자 한다. 도시, 공간, 장소, 개인의 관계성을 연구하고 설명한 문장을 모으며 단행본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그 내용의 기반이 될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seoul_soozip



 

<맨숀> 표지 이미지.



 

파스텔컬러를 조화롭게 배치한 홍연아파트(1981~1984).



1960~1970년대 맨숀 답사기

‘맨숀’은 1970년 동부이촌동의 한강맨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쓰인 단어다. 당시 일본 고급 주택가에 살면서 삶을 향유하는 엘리트층을 ‘맨숀족’이라 불렀듯, 국내에서도 원래 고급 아파트를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1970년대 이후 민간 업체들이 중산층을 대상으로 지은 아파트에 이 단어를 경쟁적으로 붙이면서 ‘맨숀’이 보편화되었다. 1980년대 이후 단지형 아파트가 보급되면서 맨숀이란 이름은 점차 쓰이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많다. 임지은은 표준어 ‘맨션’이 아닌, 맞춤법 표기가 바뀌기 전의 ‘맨숀’이라는 단어를 고집한다. 주변은 다 개발되는데 틈새에 끼여 반백 년 이상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아파트의 복고적 정취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오랜 세월을 견딘 아파트들의 모습이 허름한 한편 수십 년 전의 건축 방식이 꽤 이국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투박하고 무뚝뚝하게 일자형으로 지은 아파트부터 주변 환경에 맞춰 아이디어를 최대한 발휘한 아파트까지, 새것으로는 재현할 수 없는 빛바랜 색, 개성 있는 창틀이나 계단, 중앙 정원은 그 자체로 충분히 설렘을 준다. 그가 아카이빙한 많은 아파트와 연립주택은 재개발 혹은 재건축 구역 내에 포함되어 얼마 지나면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책을 읽는 시점에 따라 어쩌면 이미 사라진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유명 아파트보단 소박하고 살뜰한 아파트, 그리고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곳에 여전히 존재하는 오래된 아파트를 아카이빙하는 이유다.



 

한때 ‘연예인 아파트’로 불린 동대문아파트(1966).



 

주상 복합형 상가 아파트인 영진아파트(1971) 중정.



 

각 세대의 출입구가 건물 바깥에 있는 양지맨숀(1976).



“도심 속에서 반백 년 이상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처음 지은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아파트를 만나면 말을 걸고 싶어진다. 인생에 대해 혜안이 가득한 답을 넌지시 건네주는 백발의 점잖은 동네 어른을 만난 느낌이다.”


임지은

2018년부터 서울의 재개발, 재건축 지역을 임장하며 오래된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요땅의 부동산 투어’라는 이름으로 오래된 건물을 발굴하고 다양한 채널에 이야기를 공유한다. 〈맨숀〉에 이어 1970~1980년대에 지은, 재건축이 예정된 단지형 아파트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yoddang_rtour




[출처] 월간 디자인 Design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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